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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대, 후속세대와 함께 하는 한국학 국제 네트워크 (최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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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8-01-15 09:48 | 588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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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19. - 20. 니혼대학 포럼 참관기

 

사학과 최지혁

 

본 포럼에 참여하기 이전에 포럼의 개요를 미리 받고서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문장은 혐오와 민주주의 사이에 내장된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관계라는 표현이었다. 그 복합적인 관계라는 것은 역사적, 정치적, 사상적으로 내장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것에 대해 한일 연구자들되묻는다는 것에 어떻게 이를 수 있는지를 도무지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관한 설명들도 전개되어 있었지만, 우선 나로서는 논의와 개념들을 따라가기 위해서 기존에 내가 사용하던 혐오와 민주주의라는 각각의 개념을 되짚어봐야 했고, 가만 생각해보니 차이와 권력이 어떻게 공모하는지를 막연한 차원에서 궁리해보던 내 문제의식과도 닿아 있었다.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연구들을 이번 기회에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서 굉장히 유익했고, 앞으로 계속해서 공부를 하게 될 때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19일에 열린 혐오와 민주주의포럼에서는 강성현, 오혜진, 정영환 세 연구자의 발제가 차례로 진행되었는데, 각 연구자들은 공통적으로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 현상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고, 이것이 어떻게 담론의 차원에서 형성되고 전승되어 왔는지의 맥락을 분석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나는 이해했다. 강성현의 '빨갱이' 혐오의 역사와 그 현재발표에서는 빨갱이라는 표현이 어떤 원형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끊임없이 ‘hate politics’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왔는지를 설명했다. 사상통제와 공안통치의 과정에서 형성되었던 빨갱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다시금 종북이라는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지, 이러한 hate politics 없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가 진행되어 풀어야 할 문제로 제시했다. 오혜진의 광장의 페미니즘 : 페미니스트 혁명과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기율발표에서는 우선 한국 근현대사에서의 주요한 민중의 혁명을 다룬 일련의 문학들을 광장문학의 범주로 설정하고, 이는 곧 광장의 사람들이 거기에 있지 않았던 이들로부터 특권적인 위상을 획득하는 작업들이기도 했다고 파악했다. 1990년대 말은 비가시적 이들의 후일담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의 회상자들은 여성으로 성별화되어 있었으며, 이 후일담은 일종의 오명으로 평가절하되어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오혜진은 이러한 기존 광장에서의 성별화된 서사의 자원화 현상을 교훈으로 삼아 201611월의 광장에서의 소수자들을 역사에 어떻게 기입할 것인지를 화두로 던지며, 특히 2016년 광장의 페미니즘을 정치적 올바름을 키워드로 하여 분석했다.

이어지는 정영환의 조선적’, 그 생성과 계속의 논리발표에서는 일본 정부의 공개된 문서들을 토대로 하여 조선적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또한 어떻게 다루어졌는지가 철저한 실증을 바탕으로 소개되었다. 일본의 패전 이후에도 무국적자 상태로서의 조선인, 또한 일본과 국교 없는 국가의 국민으로서의 조선인이라는, 자국이 국민으로 규정하지 않는 존재들이 근대국가로 구성된 세계 체계의 안에서 어떻게 부유하는지에 관한 설명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조선인은 해방 이후, 정부 수립 이후에도 한일 협약까지 일본에서는 그들을 사실상 한국인으로 여기기는 하는데, 그러나 행정적으로는 여전히 일본의 식민지인이라는 국적으로 표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조선인을 한국인으로 여긴다는 점도 특징적인 것이며 이 지점이 재일조선인의 문제와 특히 닿아 있는 점인데, 일본이 한국 전쟁에 직접 참전한 것은 아니지만 UN 연합국에 동맹 차원에서, 그에 대한 지지의 의도를 담았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재일조선인과 함께 행정적으로 처리되었던 재일대만인의 사례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서 들을 수 있었는데, 이 또한 흥미로운 점들이 많았다.

다음 날인 520일의 동아시아 비판 담론의 패러다임 전환포럼에서는, 19일의 이야기들이 보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던 것과 달리, 제목처럼 담론 차원의 이야기가 주로 오갔고, 한국어로만 진행되었던 전날과 달리 일본어 동시통역으로 진행되어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조금 더 어려웠다. 일본어 발제와 원고를 준비한 발제자들의 말은 거의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유명 소설가인 히라노 게이치로의 연속과 절단 : 관계성에 대해, 역사성에 대해발제도 그 사람 때문에, 또한 주제 때문에 아주 관심이 있었는데 거의 알아듣지를 못해서 아쉬웠다. 이혜령은 재론: 식민지의 회색지대라는 주제로 발표했는데, 최근에 자주 사용되는, 청산해야 한다고 수식되는, “적폐라는 키워드를 던지는 것으로 시작하여, 앞선 형태로서 이미 현대사에 존재했던 친일파의 문제로 연결시켰다. 이들을 완전히 청산할 수 없었던, ‘회색지대가 발생하는 것은 근대화 지향의 문제와 닿아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지는 모리카와 테로카즈의 비판적 현실주의의 가능성정치적사고의 재생을 위하여, 김항의 공화제와 인민주권의 재탈환에 관한 발제도 흥미로웠다. 그 다음으로 조경희는 이동과 자기증명(identification): 재일조선인을 중심으로에 관한 발표를 진행했는데, 전날의 정영환의 조선적’, 그 생성과 계속의 논리에서와 마찬가지로 재일조선인의 문제를 대상으로 하여 근대국가 체계에서의 국적성이 어떻게 부여되고, 만들어지고, 또한 작동하는지에 관해 분석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후지이 다케시는 과학적 역사수정주의? : 뉴라이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함라는 주제로 화두를 던지며, 뉴라이트의 문제가 도리어 민족주의 때문이 아니라 한국에 민족주의라고 할 만한 것이 제대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구의 방식대로 국사를 상상하려는 보편주의 자체를 저항하고, 그 보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목하여야 한다는 방향을 제안했다.

혐오는 제국주의, 식민지, 가부장제, 자본주의, 민족주의 등 다양한 역사적 맥락의 착종 속에서 사회의 심층부에 침전된 집단 차원의 다차원적 상호 표상에서 비롯된 현상인 것이며, 이를 혐오나 폭력으로 치닫지 않게 제어하는 것이 곧 현대 사회의 질서나 규범의 존립 근거라는 점에서 혐오와 민주주의가 본질적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개요의 분석을 여전히 온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혐오의 현상들을 담론의 차원에서, 또한 실증적인 맥락들에서 접근하려는 연구자들의 분석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었고, 적어도 연구를 할 때의 방법론적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제시된 사례, 분석들은 모두 혐오와 관련되어 흥미로운 소재들이고, 추후에 이에 관한 다양한 공부들을 해 보고 싶다는 의욕 또한 얻어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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